머물러봄's NOTE BOOK│#독서 에세이_이슬아, 헤엄, <창작과 농담> ‘How to find true love and happiness'. 위 문장은 밴드 혁오의 앨범 <24>의 부제이자, 그가 감명 깊게 봤던 전시의 문구이다. ’진정한 사랑, 그리고 행복으로 가는 법‘ 이를 찾는 건 우리 생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유일한 삶의 이유인지도 모른다. 저 두 명제를 위해 우리는 오늘 하루도 이번 한주도 그렇게 이를 악물고 살아낸 건지도 모른다. 우리가 걷는 방향과 모양새와 속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그 수많은 걸음은 결국, 사랑과 행복을 향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점에선 모두가 한마음일 것이다. 사랑과 행복을 찾는 법에는 적확한 답이 없다. 그렇기에 늘 헤매지만, 또 다행이란 생각도 한다. 그 방법을 탐구하고자 타인의 삶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또 어떠한 믿음을 갖기 시작한다면 그 자체로 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새 경험에 따라 답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점도. 내 경우엔 타인으로부터 삶의 영감을 얻는 방법 중 하나로 책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간접 대면이긴 하지만, 아주 간편한 방식을 통해 때론 아주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아 작가님의 인터뷰집 <창작과 농담>을 읽게 된 동기도 이와 비슷하다. 책 안에는 작가님께서 인터뷰를 목적으로 여러 예술가와 개별적인 대면들이 이어지는데, 각기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매 인터뷰가 새롭고 재밌다. 그러다 마지막 인터뷰어였던 혁오와의 인터뷰를 읽다가 그의 멋진 대답에 멈칫하게 됐다. 그 이유는 그가 ‘How to find true love and happiness'. 에 대한 그만의 답을 해주었기 때문이었고, 그 대답은 ’모든 걸 사랑으로 대하는 태도‘였다. 오랜 여운 뒤엔 곧 이런 생각이 띠라왔다. 작가님께서 앞서 만났던 모든 창작자분이 그만의 길을 올곧게 걸어가는 이유가 곧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다가서기 위함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그만의 길을 올곧게 걸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다름 아닌 ‘사랑으로 대하는 태도’였다는 것을. 그 대상이 자신의 일이든, 사랑하는 상대이든, 삶 자체이든 그들은 사랑에 빠져있음에 틀림없었다. 그들이 사랑에 빠져있는 이들이란 판단에 이르니, 그들이 그토록 멋져 보였던 이유와 그들에게서 빛이 났던 이유가 모두 명쾌해졌다. 어떤 대상을 사랑으로 대하는 태도. 이 태도는 어떤 이유로 인해 귀결된 태도가 아니라, 무조건에 가까운 부단한 노력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막대한 존경으로 널뛰었다. 그토록 귀한 노력 중이고 그로 인해 행복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벅찼다. 인터뷰집의 마지막 인터뷰가 작별의 순간에 다가갈수록 페이지를 넘겨야 하는 손이 자주 망설였다. #머물러봄 #머물러봄노트북 #책추천 #사랑 #꿈 #동경 [도서 정보] 이슬아, 헤엄 출판사, 「창작과 농담」, 2021 에디터│머물러봄